'국민께 죄송하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2,300여 명 동의
"다음 세대에 누를 끼쳐서 미안" 학생에게 사죄의 절도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발 집단 감염과 광복절 집회 강행 등으로 개신교 계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 개신교인이 '사과 청원'을 올려 화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개신교인은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라는 청원이 게시돼 하루 만에 현재 19일 오후 4시 기준 2,3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행정 당국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 사과드린다"며 "기독교인으로서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구차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또 청원인은 "지금의 교회는 병들었으며, 사회 곳곳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였다"며 "누군가는 '그들이 사이비 집단이지 기독교가 아니다'고 말하겠지만, 저 괴물을 탄생시킨 모체는 기독교다. 그래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교회가 병드는 일에 저도 일조했다. 행동으로 막았어야 했는데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민주화가 일어났지만 교회는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다. 대통령을 탄핵하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민 수준에 교회가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들의 일상이 망가진 데에 대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기독교인 중에서 저와 같은 마음이시면 '죄송합니다'라는 댓글과 함께 청원에 동의해 달라"고 참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개신교계 인물은 16일 주일학교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예배 시간에 사과를 하기도 했다.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모 교회 주일학교 교사인 채모씨는 온라인 예배 안내 시간에 직접 사과의 절을 하기도 했다.
채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성세대로서 다음 세대의 신앙 생활에 누를 끼친 게 미안해서 절을 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크리스천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적었다.
앞서 채씨는 자신의 SNS에 '미안합니다. 나는 크리스천입니다(I'm sorry. I'm Christian)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글 전문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 그리고 기독교인이라서 가지는 민망함이 있어서 이렇게 청원아닌 청원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국민분들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행정 당국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서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구차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으로 벌어진 모든 일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병들었습니다. 그래서 사회 곳곳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사이비 집단, 정치에 물든 광신도이지 그들은 기독교가 아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저 괴물을 만들고 탄생시킨 모체는 다름 아닌 기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모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종교는 본래 '진리'를 추구하는 곳이지만, 현 사회에서 종교의 기능은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는 다양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 사과문에서는 그저 내가 있는 교회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 교회가 병드는 일에 저도 일조했습니다. 행동으로 막았어야 했는데 막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최소한 이 사회가 발전해 나아가는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민주화가 일어났음에도 교회는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을 탄핵을 시키면서 시민의식의 성숙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우리 나라 국민의 수준에 교회 정치는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민의식이 성숙한 사람, 주체성이 있는 교인이 부족해서 지금의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당국이 코로나로 세계 속에서 높은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었지만, 그 모든 노력을 폄훼하는 저들을 막지 못했습니다. 국격이 손상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들의 일상이 망가졌습니다. 그 무엇하나 쉽게 되돌리기 어려운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 기독교인 중에서 같은 마음이시면 '죄송합니다'로 바꾸어서 청원에 동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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